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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시장의 변화 - ② | 실시간 시장과 지역별 시장

전력 시장의 변화 - ② | 실시간 시장과 지역별 시장

2023. 9. 4.

지난 글 "전력 시장의 변화 - ① | 시장 변화의 촉매제"에서는 한국의 전력시장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비중 증가가 전력 시장 운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비중 증가가 전력계통의 운영과 다른 발전기들에게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가 필요할까요?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로, 정부는 하루전시장에 기반하여 운영되던 전력시장의 구조 개편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시장의 개설


그림 1. 전력시장 제도개선 계획(출처: 전력거래소, 전력시장 제도개선 제주 시범사업 상세설계(안), 2022)


그림 1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새로운 전력시장은 하루전시장과 새로 개설될 실시간시장에 함께 기반하여 운영됩니다. 오직 하루전시장 하나에 기반하여 운영되던 기존 전력시장과는 분명 다른 모습입니다. 실시간시장은 하루전시장과 마찬가지로, 전력거래소의 수요 예측 결과에 맞추어 발전사들이 입찰하는 구조로 운영됩니다. 그러나, 두 시장은 시장의 낙찰 주기에 있어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하루전시장은 하루에 단 한번 낙찰 과정이 진행되지만, 실시간시장은 하루에 총 96회에 걸쳐 매 15분마다 낙찰이 이루어집니다. 즉, 하루전시장에 참여한 발전사들은 발전일 D-1 18시에 발표된 낙찰 결과와 발전 계획을 최소 6시간, 최대 30시간의 시간차를 두고 따라야하지만, 실시간시장에 참여한 발전사들은 오직 15분의 시간차를 두고 낙찰 결과를 따르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력거래소 또한 매 15분 마다 수요를 예측해야 합니다. 전력거래소 입장에서는 고된 일이겠지만, 하루전시장에서의 수요예측 결과보다는 아무래도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하겠지요. 이러한 점에서, 실시간시장은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비중이 높은 전력계통의 변동성에 대응하기에 보다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전력시장은 이처럼 서로 다른 특성의 하루전시장과 실시간시장을 아래와 같이 활용합니다.

  • 하루전시장: 하루전 예측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에너지 거래시장으로, 기동시간이 긴 발전기가 사전에 준비하여 낙찰량을 적기에 제공할 수 있도록 가격신호 제공.[1]

  • 실시간시장: 실시간 수급균형을 맞추기 위해 신속하게 기동되는 자원의 추가 기동 또는 운전 중인 자원의 출력을 미세조정하고, 변동성 대응 응동이 빠른 유연성 자원에 대한 유인 메커니즘 제공[1]


즉, 하루전시장은 전력거래소에서 예측한 수요를 큰 틀에서 맞추는 역할을, 실시간시장은 실제 수요와 하루전 발전계획간의 편차를 시장 원리에 기반하여 해소하고, 여기에 참여한 발전사업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와 같은 구조의 전력시장은 이미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이 20%에 달한 제주도에서 내년 2월부터 시범적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2] 새로운 시범사업(안)에 따르면, 이제는 재생에너지 발전원도 전력계통의 안정성 유지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전력거래소는 1MW를 초과하는 발전기에 대해서는 종류를 불문하고 하루전시장에 자체 발전계획량을 제출토록 할 예정이며, 제출된 계획과 실제 발전량의 차이는 실시간시장을 통해 해소하도록 밸런싱 확보 책무를 부여할 예정입니다.

지역별 도매전력가격 차등화 논의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증가는 실시간시장의 도입 이외에도 전력시장과 관련된 또 다른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전력 가격의 지역별 차등화에 대한 논의입니다.

그림 2. 미국 MISO 및 PJM 전력시장의 지역별 전력가격(LMP) 지도(출처: https://www.miso-pjm.com/markets/contour-map)


MISO(Midcontinent Independent System Operator), PJM(Pennsylvania Jersey Maryland), CAISO(California Independent System Operator)등의 운영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미국의 전력시장에서 전력의 도매가격은 그림 2와 같이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분포합니다. 지역별 전력 가격, 즉 LMP(Locational Marginal Price)에는 전력의 원가 뿐만 아니라 선로의 손실, 선로의 혼잡도와 같은 지역 신호가 함께 반영되어있습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의 전력시장가격, 즉 SMP(System Marginal Price)에는 지역 신호가 녹아있지 않습니다. SMP는 지역에 상관없이 동일하기에, 모든 발전기들은 지역에 상관없이 동일한 가격으로 정산을 받습니다.


미국과 같이 전력의 가격을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방식은 가격을 통해 전력시장 참여자들의 합리적인 경제행위를 유도하여 계통 문제를 해결한다는 생각에 기반합니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의 LMP가 높다는 것은 지역의 선로 손실과 계통의 혼잡도가 높거나 전력 공급이 충분치 않음을 뜻합니다. 발전사업자는 이를 근거로 해당 지역 내 발전기 설치를 고려하게 되고, 이는 지역의 선로 손실, 계통 혼잡도 감소, 지역 중심의 전력 조달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같은 원리로 송전사업자는 해당 지역에 송전 설비의 증설을 고려하고, 전력 다소비 시설 설치를 고려 중인 전력소비자는 해당 지역을 입지 선정 후보지에서 지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발전 설비와 전력 집중 소비 지역의 거리가 멀고,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또한 광주 전남에 밀집되어 있는 등, 전력 계통의 지역별 설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합니다. 전력 가격의 지역별 차등화는 이와 같은 불균형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2023년 6월 제정 및 공포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은 분산에너지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기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이미 LMP 도입을 위한 제도 설계에 돌입했다고도 합니다.[3]


[1] 전력시장 제도개선 제주 시범사업 상세설계안, 전력거래소, 2022.

[2] 제주도에 내년 2월부터 실시간, 보조 서비스 시장 도입된다. - 전기신문(2023.08.28)

[3] 속도 내는 전력시장 개편…지역별 도매전력가격 차등 논의 시작 - 전기신문(2023.07.04)

지난 글 "전력 시장의 변화 - ① | 시장 변화의 촉매제"에서는 한국의 전력시장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비중 증가가 전력 시장 운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비중 증가가 전력계통의 운영과 다른 발전기들에게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가 필요할까요?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로, 정부는 하루전시장에 기반하여 운영되던 전력시장의 구조 개편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시장의 개설


그림 1. 전력시장 제도개선 계획(출처: 전력거래소, 전력시장 제도개선 제주 시범사업 상세설계(안), 2022)


그림 1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새로운 전력시장은 하루전시장과 새로 개설될 실시간시장에 함께 기반하여 운영됩니다. 오직 하루전시장 하나에 기반하여 운영되던 기존 전력시장과는 분명 다른 모습입니다. 실시간시장은 하루전시장과 마찬가지로, 전력거래소의 수요 예측 결과에 맞추어 발전사들이 입찰하는 구조로 운영됩니다. 그러나, 두 시장은 시장의 낙찰 주기에 있어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하루전시장은 하루에 단 한번 낙찰 과정이 진행되지만, 실시간시장은 하루에 총 96회에 걸쳐 매 15분마다 낙찰이 이루어집니다. 즉, 하루전시장에 참여한 발전사들은 발전일 D-1 18시에 발표된 낙찰 결과와 발전 계획을 최소 6시간, 최대 30시간의 시간차를 두고 따라야하지만, 실시간시장에 참여한 발전사들은 오직 15분의 시간차를 두고 낙찰 결과를 따르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력거래소 또한 매 15분 마다 수요를 예측해야 합니다. 전력거래소 입장에서는 고된 일이겠지만, 하루전시장에서의 수요예측 결과보다는 아무래도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하겠지요. 이러한 점에서, 실시간시장은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비중이 높은 전력계통의 변동성에 대응하기에 보다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전력시장은 이처럼 서로 다른 특성의 하루전시장과 실시간시장을 아래와 같이 활용합니다.

  • 하루전시장: 하루전 예측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에너지 거래시장으로, 기동시간이 긴 발전기가 사전에 준비하여 낙찰량을 적기에 제공할 수 있도록 가격신호 제공.[1]

  • 실시간시장: 실시간 수급균형을 맞추기 위해 신속하게 기동되는 자원의 추가 기동 또는 운전 중인 자원의 출력을 미세조정하고, 변동성 대응 응동이 빠른 유연성 자원에 대한 유인 메커니즘 제공[1]


즉, 하루전시장은 전력거래소에서 예측한 수요를 큰 틀에서 맞추는 역할을, 실시간시장은 실제 수요와 하루전 발전계획간의 편차를 시장 원리에 기반하여 해소하고, 여기에 참여한 발전사업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와 같은 구조의 전력시장은 이미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이 20%에 달한 제주도에서 내년 2월부터 시범적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2] 새로운 시범사업(안)에 따르면, 이제는 재생에너지 발전원도 전력계통의 안정성 유지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전력거래소는 1MW를 초과하는 발전기에 대해서는 종류를 불문하고 하루전시장에 자체 발전계획량을 제출토록 할 예정이며, 제출된 계획과 실제 발전량의 차이는 실시간시장을 통해 해소하도록 밸런싱 확보 책무를 부여할 예정입니다.

지역별 도매전력가격 차등화 논의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증가는 실시간시장의 도입 이외에도 전력시장과 관련된 또 다른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전력 가격의 지역별 차등화에 대한 논의입니다.

그림 2. 미국 MISO 및 PJM 전력시장의 지역별 전력가격(LMP) 지도(출처: https://www.miso-pjm.com/markets/contour-map)


MISO(Midcontinent Independent System Operator), PJM(Pennsylvania Jersey Maryland), CAISO(California Independent System Operator)등의 운영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미국의 전력시장에서 전력의 도매가격은 그림 2와 같이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분포합니다. 지역별 전력 가격, 즉 LMP(Locational Marginal Price)에는 전력의 원가 뿐만 아니라 선로의 손실, 선로의 혼잡도와 같은 지역 신호가 함께 반영되어있습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의 전력시장가격, 즉 SMP(System Marginal Price)에는 지역 신호가 녹아있지 않습니다. SMP는 지역에 상관없이 동일하기에, 모든 발전기들은 지역에 상관없이 동일한 가격으로 정산을 받습니다.


미국과 같이 전력의 가격을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방식은 가격을 통해 전력시장 참여자들의 합리적인 경제행위를 유도하여 계통 문제를 해결한다는 생각에 기반합니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의 LMP가 높다는 것은 지역의 선로 손실과 계통의 혼잡도가 높거나 전력 공급이 충분치 않음을 뜻합니다. 발전사업자는 이를 근거로 해당 지역 내 발전기 설치를 고려하게 되고, 이는 지역의 선로 손실, 계통 혼잡도 감소, 지역 중심의 전력 조달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같은 원리로 송전사업자는 해당 지역에 송전 설비의 증설을 고려하고, 전력 다소비 시설 설치를 고려 중인 전력소비자는 해당 지역을 입지 선정 후보지에서 지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발전 설비와 전력 집중 소비 지역의 거리가 멀고,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또한 광주 전남에 밀집되어 있는 등, 전력 계통의 지역별 설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합니다. 전력 가격의 지역별 차등화는 이와 같은 불균형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2023년 6월 제정 및 공포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은 분산에너지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기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이미 LMP 도입을 위한 제도 설계에 돌입했다고도 합니다.[3]


[1] 전력시장 제도개선 제주 시범사업 상세설계안, 전력거래소, 2022.

[2] 제주도에 내년 2월부터 실시간, 보조 서비스 시장 도입된다. - 전기신문(2023.08.28)

[3] 속도 내는 전력시장 개편…지역별 도매전력가격 차등 논의 시작 - 전기신문(2023.07.04)